[2017 방콕/라오스] 쿠킹클래스 - 실롬타이

이번 방콕/라오스 여행에서는 두 번의 쿠킹클래스에 참여하였다. 지난번 태국여행에서 음식에 완전 반해서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타이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내가 모르는 다른 요리도 접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숙소 위치를 고려하여, 방콕에서는 실롬 타이 쿠킹스쿨을 선택했다. 롬의 경우, 하루 전에 데이클래스를 신청했는데 예약이 꽉 찼다면서 이브닝 클래스나 다음날 데이클래스로 변경하라고 메일이 왔다. 다음날은 시간이 없어서 이브닝 클래스를 선택, 29달러(데이클래스는 34달러?)로 조금 저렴하지만 시장에 들릴 수는 없었다.

실롬 타이 쿠킹스쿨 Silom Thia Cooking School

시장을 들리지 않는 이브닝 클래스였기 때문에 숙소에서 슬슬 걸어서 바로 쿠킹스쿨로 갔다. 골목골목 들어가야 하는데, 길목마다 안내문구가 있어서 길을 찾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골목에서 진짜 현지인들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는데, 밖에서 요리하고 밖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한눈을 팔다가... 마지막에 우회전 했어야 했는데 직진을 해서 헤매고 있으니,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분께서 묻지도 않았는데 쿠킹스쿨은 저쪽이라며 안내해주셨다. 

신발을 벗고 3층으로 올라가서 식탁이 있는 방으로 갔더니 함께 할 다른 분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나도 짐을 사물함에 넣고,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씻고 대기했다. 요리를 하는 곳은 옆방과 복도인데, 옆방으로 갔더니 이미 재료는 준비되어 있었고, 선생님이 환영해주셨다. 미국(아마도 텍사스?)에서 공부를 했다는 태국인 남자인데, 영어도 유창하고 태국음식에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는 모습이 멋졌다.

오늘의 메뉴는 팟타이-솜땀-스프링롤-마싸만커리-망고스티키라이스였다. 팀에 쿠킹클래스에 두번째 참여하시는 대만여성분이 계셨는데, 이 분은 볶음밥이랑 다른 종류의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따로 신경써주셨다. 이 방에서는 각종 재료에 대해 알아보고 손질한 후, 복도로 들고나가 조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코코넛 밀크 만드는 법과 절구를 많이 썼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방콕 가기 전에 이케아에서 돌절구를 샀으니 망정이지, 태국에서 돌절구 사올뻔 했다. 또 태국 사람들은 팟타이 안 먹는다고 했던 얘기도 충격이었다. ㅋㅋ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태국 사람들은 팟타이처럼 밋밋한 음식은 싫어한다고 한다. 오로지 외국인을 위한 요리라고 설명해주셨다.  

음식에 들어가는 허브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와중에, 고수 얘기가 나왔다. 선생님이 고수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전세계의 20% 정도 되는데, 특히 한국인들은 대다수가 싫어한다고 말하니... 다들 나한테 한국인들 고수 왜 싫어하냐고 물어봐서 당황하기도 했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손바닥에 고수 빼달라는 태국어를 써오기도 한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게 우리만 유별나게 싫어하는건가 의아했다. 나는 고수 좋아한다고 말하니 1%의 한국인이라고 축하(?)해줬다..ㅋㅋ

손질된 재료만 들고나가면, 그릇과 다른 모든 재료는 가스렌지 주변에 준비되어 있다. 알러지가 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대체재료를 제공해준다. 새우알러지가 있는 분에겐 닭고기를 주었던 것 같다. 일렬로 나열된 가스렌지 앞쪽으로 선생님이 왔다갔다 하면서 부족한 소스도 넣어주고, 언제 불을 끄라고 알려준다. 복도에서 완성된 요리는 플레이팅 해서 처음 만난 식탁방에서 맛있게 먹는다. 나와 대만여성분을 제외한 분들이 모두 미국/유럽에서 왔는데, 모두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사용해서 놀라웠다. 젓가락은 정말 대중적인 도구가 되었나보다! 

마지막에 각자 핸드폰으로 복도에서 단체사진도 찍어주고, 태국음식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들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인테리어와 색감도 아기자기 예쁘고, 사진 찍기 참 좋다.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준다. 다만 내가 요리를 한다는 느낌은 안들었다. 그냥 태국에서 많이 쓰는 허브와 소스에 대해 더 잘 알게되고, 한번쯤 만들어봤다~ 정도의 만족감이었다.

http://www.bangkokthaicooking.com/index.html [실롬타이쿠킹스쿨]